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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시각장애인 조돌순 여사(포환던지기 전국 수훈갑)
- “보소 이 금메달! 내 인생 하나도 안 부끄럽소” -

입력날짜 : 2023. 03.21

조돌순여사가 우수선수지원증을 들고 사진을 찍고있다.

경상남도 함양군은 자타가 인정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천국이다. 이 고을 태수님은 진병영 군수인데, 함양군 시각장애인들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함양읍 남서로 1069-13, 양지바른 곳에 시각장애인들의 요람이 있다.

114세 좌탈열반하신 탄공대선사의 유발제자 야은거사는 이 곳을 가리켜 지리산 정기를 한몸에 받은 “영지”라고 품평한 바 있다.

“이 영지(靈地)의 땅에서 올라오는 지기를 인간이 받게 되면 우선 영혼이 맑아진다. 참 좋은 땅에 시각장애인 주간보호센터가 있구나! 이곳에서 영지의 기운을 받으면 사람의 기운이 깨끗해질 뿐 아니라 호연지기도 저절로 얻게 된다”

진병영 함양군수 본래 직업은 건축설계사이다. 20여년전 진 군수는 야은거사의 자문을 얻어 함양군 시각주간보호센터를 설계했다. 센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대청마루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진다. “(진병영 군수의 말) 시각장애인들이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며 잔 정을 나눌 수 있도록, 설계했지요, 모든 장애인들이 장애의 슬픔을 안고 살지만 그 가운데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제 재임 기간동안 여러 장애인 복지정책에 신경을 쓰겠지만 특별히 시각장애인을 위해 많이 신경을 써겠습니다.”

조돌순여사가 기자에게 안마를 하고있다.


최근 함양군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정말 좋은 일을 했다.

함양군에 따르면, 시각 장애인들의 체육생활을 장려하고자 함양군에 위치한 함양볼링장 이용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함양군볼링장에서는 실시간 볼링핀 확인 모니터를 설치해 약시 사용자는 볼링핀 현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전맹 사용자는 도우미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가이드레일을 통해 손을 짚어 볼링공을 던질 방향을 안내하고, 경사로를 설치해 대기석과 볼링 레인 사이의 이동 시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했다. 한편 함양군에는 시각장애인들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주인공들이 많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어떤 눈 맑은 영화감독이 함양군 시각장애인의 삶을 소재로 독립영화를 제작한다면 워낭소리 버금가는 감동적인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으리라.

몇 년전 기자는 일본영화 “맹인검객 자토이치”를 보고 크게 감동했었다.

가족사진


이 영화 시놉시스(보통 드라마와 영화 등네서 쓰이며 작품 개요를 말한다.)를 소개한다. “자토이치(기타노 다케시)는 도박과 마사지로 생계를 이어가는 맹인 방랑자면서, 신기에 가까운 검술 실력을 지니고 있다. 민심이 흉흉한 어느 마을에 당도한 그는 도박장에서 비밀스러운 게이샤 자매를 만난다. 그들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신분을 위장한 채 전국을 떠돌고 있는 것. 자토이치와 게이샤 자매는 마을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긴조(키시베 이토쿠) 일당 및 긴조가 고용한 검객 하토리(아사노 타다노부)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의 순간을 맞는다.” 이 영화에서 맹인검객은 바람의 움직임을 읽고 적의 땀 내음 맡은 후 적을 공격한다. 날렵하게! 침착하게! 단번에 적의 허리를 강타하였다.

일본에 맹인검객 자토이치가 있다면 함양군에는, 맹인 안마사 투포환 선수 조돌순(趙乭順) 여사가 있다. 올해 나이 62살. 투포환 던지는데에는 전국 최고다. 각종 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해서 금메달만 수십개 딴 괴력의 여걸이다. 대저, 맹인이면 안마사로 생업을 연명하는 걸로 아는데 이 여인은 안마는 기본 투포환, 창던지기 대회에 늘 수훈갑을 자랑한다.

“조돌순 여사 인간승리, 눈물겹게 취재했습니다.” 조돌순 여사는 수동면 내백마을 480번지에서 부친 조명조씨와 모친 김분순씨의 3남3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해서 포환 던지기 선수가 됐나요? “지금 내 나이 62년생이니까 몇 살이고? 30여년전 갑자기 눈이 팍, 가 버렸소. 병명은 망막색소변성증!”

포환던지기 대회회에서 메달을 따고 환화게 웃고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을 짧게 설명하면, “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신경조직이다. 눈으로 받아들이는 빛은 망막의 시세포에 감지되었을 때 전기정보로 바뀌어 뇌로 전달된다.망막의 역할은 카메라의 필름에 비유된다. 빛 에너지가 망막시세포에 흡수되면 전기에너지가 발생하고 망막의 세포를 통해 시세포를 거쳐 뇌까지 전달된다.

망막색소변성증은 광수용체(빛자극을 수용하는 감각세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30대 초반 한창 나이 때 두 눈을 잃게 된 조돌순 여사는, 친지의 권유로 대구 광명학교(대구광역시 남구 성당로50길 33)에 가 안마술을 배운다. 이 학교는 1946년 대구맹아학원으로 설립되었다. 초대원장은 이영식 목사.

대구 광명학교 교육목표는 기초학습·기본생활을 중시하고, 아름다운 심성을 지닌 정직한 사람, 심신을 단련하고 매사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 창조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사람, 장애를 극복하여 자립·자활하는 사람이다. 특히 방과후 학교(특기적성교육)를 통하여 시각장애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여 취미·특기신장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수상 매달을 들고 자랑하고 있다


조돌순 여사가 지난날을 회상한다. “정말이지 안마술을 열심히 배웠습니다. 열심히 배울 수 밖에, 우리 같은 시각장애인들의 유일한 수입원은 안마 뿐이잖소? 그런데 말이요, 광명학교에서 일생동안 잊지 못할 은사님을 만나게 되었소, 존함은 김창효선생님이다. 김창효 선생님은 우리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세상살이는 험하다, 뭐라도 기술 하나는 걸출한 게 있어야 먹고 산다.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된다. 그렇게 되면 장애인 스포츠가 활성화된다. 각종 세계 대회에 출전, 좋은 성적을 내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수업후 너희들에게 체육을 가르쳐 줄 터이니 열심히 배우고 익혀 나중 꼭 스포츠 스타가 되라”

그래서 배우고 익힌 스포츠종목이 포환 던지기, 창 던지기, 원반던지기였다. 포환 던지기(shot put, 砲丸)는 올림픽 육상경기 중 던지기 종목의 하나로, 신체의 힘을 이용하여 포환을 던져 비거리를 경쟁하는 종목이다. 육상경기에서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등과 함께 던지기 경기에 속한다. 지름 2.135m 원형의 콘크리트 경기장 안에서 포환을 한 손으로 던져 비거리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근력과 순발력, 평형성, 민첩성 등 기초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포환은 내부에 납을 채운 것으로 매끈한 구형이다. 남자용은 지름 110~130mm, 무게 7.257kg 이상이며, 여자용은 지름 95~110mm, 무게 4kg 이상을 사용한다. 창던지기는 창을 시선 높이로 유지하는 자세에서 조주를 시작한 한 후, 준비동작으로서 상반신을 옆으로 하면서 창을 뒤로 당기고 마지막에는 왼발의 착지(블록동작)와 함께 창을 전방으로 던지는 것을 말한다. 창던지기 동작은 조주국면→크로스 스텝 국면→던지는 국면의 3국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함양군 볼링방에서 볼링라인에서 진병영군수, 박용운의장, 김재웅 도의원, 송경렬 전 체육회장이 볼링 공을 던졌다.


조돌순 여사는 죽을 힘을 다해 포환던지기 창던지기 수업에 임했다. “하늘도 무심한 것만 아니더이다, 혼신의 힘을 다해 체육수업을 받고나니 히히히 나도 모르게 그냥 마 이 분야에 달인이 됩디다!”

인터뷰 도중 조여사가 기자에게 “어디 아픈데 업소?” “예, 경추증과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 파열)을 비롯한 척추변형성 질병으로 하여 치료를 받았으나 잘 낫지 않습니다.” “어디보자 허리 한번 만져보자” 하면서 톡닥톡닥 정성스럽게 기자의 허리를 만지고 두드린다. 아프지도 않고 시원하다. 톡닥톡닥 두 손으로 내 허리를 쳐대는데 그 소리가 진짜 말고 청아했다. 쇼팽의 피아노 소리라 할까?

이어 그녀는 중지와 검지를 이용해 기자의 승모근<상배부(上背部)에 있는 삼각형의 큰 근육으로 후두부·경부(頸部)·배면정중부(背面正中部)에서 시작하여 외측으로 모여서 빗장뼈와 어깨뼈에 붙어 있다. 어깨를 후방으로 끌어당기는 작용을 한다> 부위를 세게 꼬집어준다.

딸과 함께


'눈물'이 날 정도로 강하게 꼬집는다. 그 순간 뭉쳐있는 근육을 터트려지는 느낌이 든다.

조돌순 여사에게, “대단하십니다, 에이스입니다.”라고 비행기를 태우자 천하여걸 조돌순 여사 가라사대 “이래뵈도 기자양반 일본 그 뭐요 일본씨름?” “쓰모요” “그래 쓰모, 일본 최고 쓰모 선수들이 나한테 안마 받으라꼬 일부러 한국에 오고 그래, 참말로, 나를 우찌 보능기요!” 하면서 벌떡 일어나 장롱을 연다. 그 장롱 속에서 유수 깊은 각종 스포츠대회에서 획득한 수십개 금메달이 쏟아져 나왔다.

조돌순 여사는 속칭 논두렁 안마사가 아니었다. 가요계로 치면 ‘장사익’이요 문학으로 치면 최소한 ‘황석영·이문열’ 급이었다. 함양군은 이런 분을 왜 함양군 장애인스포츠 홍보대사로 발탁하지 않을까? 함양신문이 발행되면 몇 부 진병영 함양군수님께 갖다 바친 후 “전하(殿下)!, 이 여인을 어찌 할 생각이오! 통촉하소서” 읍하리라. 인터뷰 오후 3시부터 시작한 게 벌써 7시반이다.

수국앞에서


조돌순 여사를 돌보는 김남이 도우미 선생님, 퇴근할 시간이 훨씬 지났건만, 퇴근일랑 저리 가라, 인터뷰 내용에 혼이 나가, 귀를 기울여 경청하고 있다. “(김남이 도우미 선생님의 말) 2년째 이 분을 모시고 돌보고 있는데, 이 분의 삶이 대단하네요, 존경이 갑니다, 앞으로 호호 여왕님 모시듯 더욱 더 잘 모셔야 겠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다!”

실로 오랜만에 한 장애인의 인간승리를 취재한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한 하루였다. 가족으로는 남편 정종선씨와 1남1녀(복열, 상미)를 두고 있다.

정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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